[사회를 책임지는 시니어리더] 전양수(66) 광주영상미디어클럽 이사장

노년시대신문-2012-0525‘노인은 영상 미디어에 서툴다’는 편견에 당당히 도전장을 낸 150여명의 아마추어 시니어 영화감독들이 있다. 이들은 ‘광주영상미디어클럽’을 결성해 자체적으로 활동하다 지난 5월 22일 노인 미디어단체로 출범식까지 가졌다. 노인 미디어단체로 사단법인 허가를 받고 공식적인 활동에 나선 것이다.

황무지 같았던 노인 미디어분야를 개척하는 데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지난 2년 동안 회원모집을 비롯한 영상·편집교육, 사업연계, 사무실 마련의 모든 출범 과정을 이끌었던 전양수 이사장이 그 주인공. 그는 ‘어르신들의 새로운 영상미디어 문화를 창출한다’는 포부 아래 새로운 노년문화를 이끌고 있는 장본인이다.

“은퇴 이후 대부분의 노인들이 여행이나 등산 등을 하며 시간을 소비한다. 평생 축적한 놀라운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노인들이 영상 미디어로 자신이 가진 경험과 연륜을 기록하고 표현할 수 있다면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래서 노인들이 직접 참여하고 만드는 영상제작단을 구성하게 됐다”

현재 ‘광주영상미디어클럽’에는 60세 이상 어르신 15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평균연령은 66세, 최고령자는 92세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은 시나리오 작성부터 연출, 촬영, 각색, 편집에 이르는 제작 전 과정을 무리없이 소화한다. 휴먼, 환경, 기록다큐멘터리, 영상편지. 생애사, UCC 등 장르도 다양하다. 회원 모두가 1인 제작자이자 감독인 셈이다.

전 이사장은 회원들을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해 지난 1년 간 특별 교육을 펼쳤다. 과거 어르신정보화 교육장의 포토샵, 동영상제작 강사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춘 수준별 강의를 실시했다. 그의 실력은 이미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수준. 전 이사장은 2010년 서울노인영화제 최우수상, 2011년 실버넷 단편영화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실력파 감독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광주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감독 이정국씨가 개발한 생활연기 워크숍을 직접 주관하기도 했다.

전양수 이사장은 “영상미디어라는 분야가 어르신들이 접근하기 어려울 뿐더러 자신들의 이야기를 표현하는데 많이 서툴다”며 “전쟁-발전-번영의 시대를 모두 경험한 어르신들의 삶이 곧 문화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것을 영상을 통해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들이 배우는 속도는 느려도 영상 컨텐츠(내용)는 젊은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하다”며 “평생의 노하우 전수는 물론 문화제 및 전통문화 계승, 환경·역사 자료 전승 등 무궁무진한 보물창고가 쏟아져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영상제작은 노년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열정이다. 그래서 ‘광주영상미디어클럽’은 ‘돈’이 되는 사업보다 ‘가치’있는 사업을 주로 펼친다. 사회에 기여하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가슴 따뜻한 기록을 남기는 게 유일한 목적이다. 그들은 전통 역사와 풍습, 문화제, 전설 등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사라져가는 휴먼, 환경, 기록 다큐멘터리 및 극영화 제작에 주로 참여한다. 현재 한우 직거래 장터로 유명한 전남 나주의 ‘화탑마을’과 전통무예 ‘24단 무예’를 소재로 다큐영화 촬영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지역 축제와 행사 기록도 영상으로 담고 있다. 여수엑스포를 비롯해 광주 7080 충장로 축제, 5·18 민주화운동 추모 행사를 영상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이밖에 장애인 복지시설, 노인복지관 등을 찾아가 영화상영회 및 영상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영상 미디어 제작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포기’ 대신 ‘희망’을 얻는다”며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 말했지만 그 도전을 통해 노년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제 ‘편견’을 넘어 새로운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교수, 의사, 문화재전문가 등 다양한 회원들의 경력을 살려 노인 인터넷방송도 제작할 계획이다. 또한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교류하기 위해 SNS, 온라인을 통한 영상 공유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광주지역에 국한 된 영상미디어클럽을 전국적인 조직으로 확대해 많은 노인들에게 새로운 시니어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그는 “은퇴 후 60이 넘어서 처음 카메라를 들었다. 불과 4년 전의 일이다. 평생 건축업에 종사하면서 영화의 ‘영’자도 몰랐지만 지금은 카메라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그려가고 있다. 고령화 시대 은퇴 후 삶의 의미를 찾는 노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내게 주어진 사명같다”고 털어놨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대화한다는 전양수 이사장. 그는 대한민국 모든 노인들이 미디어로 소통하는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달리고 또 달린다. 문의 062-225-3393

안종호 기자 joy@nnnews.co.kr

사진=광주영상미디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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